식생활은 개인의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 Can diet affect one’s microbiota?

식생활은 한 개인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1]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유전자, 살아가는 환경, 약물 복용 여부 등과 같은 요소들과 함께 어떠한 음식을 섭취하는지가 개인의 장 환경에서 어떠한 미생물이 살아갈 수 있게 되는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고지방식 식이(High fat diet)를 먹이는 쥐와 일반식(Normal chow) 식이를 진행하던 쥐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NGS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유의미하게 다른 미생물들이 발견되기도 하였고, 내 경험상 같은 식이를 공유하고,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사는 부부의 장내 미생물이 놀랍도록 닮아있음을 확인한 적도 있다. 또, 재미있게도 그들의 아이의 경우, 모유나 분유만을 먹기 때문에 일반적인 음식을 먹는 엄마 아빠와도 차이가 있었다.

NGS Taxonomy Profiling
가족 구성원

분유를 먹던 시기의 자녀와 우리 부부


고지방식 vs 저지방식 (쥐 실험)

아빠 엄마의 일반식이 vs 아이의 분유 (formula)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바로, 우리가 먹는 식이가 미생물이 먹게 되는 음식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면, 장내에 탄수화물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가 다수를 차지하게 되고, 단백질이나 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단백질이나 지방을 잘 이용하는 미생물들이 더 잘 살게 된다.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뿐만 아니라, 비타민이나 철분, 아연 등의 보조영양제 (supplement)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균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가 결핍되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장내에서의 영향력을 잃게된다. 문제는 이러한 세균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짧은사슬지방산 (Short chain fatty acids, SCFAs) 를 생산하기도 하고, 우리 몸의 면역세포와 조우해서, 면역력을 증진시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차별적으로 유익균과 유해균을 모조리 죽게 만드는 항생제의 오남용은 절대적으로 옳지 못하다. 필자는 요즘 항생제를 먹고 있다. 자그마한 수술을 받고나서 세균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받았는데, 이러한 수술의 경우 내 몸에 상처를 내서, 환부를 제거하는 등의 수술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세균의 감염(bacteria infection) 과 패혈증 (sepsis) 등을 막기 위해 항생제 처방은 합당하다. 다만, 여전히 단순 감기 (common cold) 와 같은 증상에서도 항생제 (antibiotics)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병원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의 장 안에서 미생물들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면역세포가 학습을 하여 면역력이 증가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몸에 유익한 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앞서 언급했던 유전자, 환경, 약물 치료, 식생활 등의 요소가 개인의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변화하게 만든다. 그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어찌보면 지문과 같아서 분명히 개인적인 특성이 존재한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의 경우, 장에서 식이섬유를 잘 분해하는 미생물 군집(Microbiota)이 번성하게 되고, 이러한 식이섭유는 인간에게는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사실은 장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가진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단백질 중 “효소”라는 녀석들에 의해서 분해게되게 된다. 또, 분해된 식이섬유의 일부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녀석들도 함께 번성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짧은사실지방산(SCFAs)의 경우 발효의 산물로서 생산되며, 이 SCFAs 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많이 진행되고 있고, 여기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면역세포의 활성을 증진시키기도 하고, 혈액 내의 글루코스 (Glucose)와 콜레스테롤 (cholesterol) 수준을 조절하기도 한다. 장내의 산도(pH) 에 따라서 미생물 군집이 조금씩 변하게 되기도 한다. 낮은 pH 란 산성화된 환경을 이야기 하는데, 항상성에 의해서 장내 pH 가 크게 변화되기는 어렵겠지만, 낮은 pH가 장내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Clostridium difficile 과 같은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한다.


짧은사실지방산(SCFAs)의 생산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음식은 난소화성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로, 이눌린(inulin)과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 껌(gums), 펙틴(pectins), 그리고 푸룩토올리고당(fructooligosaccharides)가 있다. 이러한 식이섬유들은 종종 프리바이오틱스 (Prebiotics)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우리 장내의 유익한 미생물들이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눌린, 펙틴 등의 식이섬유를 종종 프리바이오틱스 (Prebiotics) 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우리 장내의 유익한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많은 종류의 영양제에 이러한 프리바이오틱스의 성분들이 들어있지만, 자연에도 많은 건강한 음식에 프리바이오틱스가 존재한다. 가장 많은 양의 프리바이오틱스가 들어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마늘, 양파, 아스파라거스, 바나나, 해조류 등이다. 일반적으로 과일과 채소, 콩, 그리고 통곡물 – 오트밀, 현미, 보리 등이 좋은 프리바이오틱스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다.

마늘과 양파, 아스파라거스 등에 많은 종류의 프리바이오틱스가 들어있다. 이 외에도 바나나, 해조류, 과일, 채소, 콩, 통곡물 등에 충분한 양의 프리바이오틱스가 포함되어 있다.

음식을 먹을 때, 단당류 (설탕, 초콜릿, 사탕) 등과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 위에서 언급한 프리바이오틱스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해라. 다만, 이러한 음식들은 방귀가 늘고, 복부 팽만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의사와 상의하되, 대부분의 경우 어느 정도 지나면 크게 신경이 쓰이는 정도의 불편함은 아니라 한다.

만약에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많은 양의 식이섬유가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적은 양의 식이섬유를 먹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유익하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러한 식단을 유지해야 유해균이 감소하고, 유익균이 우리 몸 속에 증가하고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1. den Besten, Gijs., et al. The role of short-chain fatty acids in the interplay between diet, gut microbiota, and host energy metabolism. J Lipid Res. 2013 Sep; 54(9): 2325–2340.
  2. [하버드]  https://www.hsph.harvard.edu/nutritionsource/microbi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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